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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갑자기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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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오르는길, 차창 풍경



갑자기 떠나는 여행은 낯설다.
늘 여행의 과정을 즐기는 나에겐, 여행지를 갔던 블로거들의 포스팅까지 모두 꼼꼼히 챙겨보는 나에겐 갑자기 떠나는 일은 일종의 두려움이다.

그런데도 아침일찍 나선 이유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
행선지도 정하지도 않고 나온 나는, 인근 PC방에서 갈 곳을 찾았다. 예전의 삼척을 갈까. 하조대를 갈까.

그러던 중, SLR클럽에서 이 곳 사진을 보았고,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곳이기에 멀지만 과감히 선택
(사진찍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필수코스 같은 곳)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은 여러가지 상황을 만들어 낸다.
우선 장시간 이동 동한 할 수 있는 것들이 준비되지 않았다. NDSL도, 일주일 부터 선곡에 들어갔을법한 아이팟도. 거기에 읽을만한 책마저도 없었다. 결국 PC방에 나와 서점에 들려, 내 기분과 어울리는 책을 샀다(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최갑수 포토에세이).
책을 정가주고 산게 얼마만인가.

그 뒤 터미널에 도착해서 카메라를 만지고 있었는데, 밧데리가 별로 없는 거 아닌가. 다행히 가져온 여분의 배터리를 넣었더니 이건 완전 방전이 되었네 그려.

혹시, 출사 장소에 가서야, 메모리를 안가져온 기분 아는가. 배터리가 없는 것은 더욱 심각한 상황.
결국 이 녀석이 얼마나 버텨줄지에 대한 기대를 함께 가방에 실어 떠나야 했다.

순천이라는 곳.
얼마나 걸리는 지, 순천만은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 언제 올라와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차 없이 떠나는 여행이 얼마만인가. 
풍경을 찍으러 가는게 얼마만인가.

수년 전 훌쩍 떠났던, 삼척이 떠오른다. 영화 '봄날은 간다'가 좋다며 아무것도 없이 떠난 2박3일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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